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좋은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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청포도
청포도 소녀들의 투명한 웃음 소리 머금고 싱그럽게 달콤하게 알알이 매달렸네 윤태근
도마
도마 부엌 한 구석에 처박혀 있는 낡고 초라한 나무도마 하나 새댁으로 윤기 오른 싱싱한 몸이 한 생애 자식 위해 칼날 받으며 온갖 아픔 버틸 때마다 톡톡~ 텅텅~ 가슴앓이 하다가 음폭 파인 야윈 몸피 여기저기에 검버섯 피어 오른 우리 어머니! 윤태근
모지랑 숟가락
모지랑 숟가락 황금보다 굳세던 제 빛깔 잃은 채 희미한 멍 자국 품어 안은 눗숟갈 온 몸 내어주고 낙엽처럼 이즈러진 모지랑이 모지랑이 우리 어머니 윤태근
황금률
황금율 나도 너만큼 너도 나만큼 함께 피워 올린 아름다운 꽃 세상 윤태근
[시] 스며드는 것
꽃게가 간장 속에 반쯤 몸을 담그고 엎드려 있다 등판에 간장이 울컥울컥 쏟아질 때 꽃게는 뱃속의 알을 껴안으려고 꿈틀거리다가 더 낮게 더 바닥 쪽으로 웅크렸으리라 바둥거렸으리라 버둥거리다가 어찌할 수 없어서 살 속에 스며드는 것을 한때의 어스름을 꽃게는 천천히 받아들였으리라 껍질이 먹먹해지기 전에 가만히 알들에게 말했으리라 저녁이야 불 끄고 잘 시간이야 안도현, 스며드는 것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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슬기로운 개발자 생활